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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같은 일상/일상

[네덜란드일상] 락다운, 그리고 베이킹


네덜란드는 크리스마스 전부터 hard lockdown에 들어갔다. 생필품점 외의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는다.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테이크 아웃과 배달만 가능하다.

락다운 만으로도 이미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영국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주 주말부터는 저녁 통금이 시작되었다. 밤 9시 이후 외출 금지.

아 영국 변종 바이러스가 이렇게 무섭구나.. 근처 소도시에서는 영국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서 3500명 이 넘는 전체 인구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드 락다운에 이어 통금까지 시행되고 나니 이제 정말 백신이 효과를 나타낼 때까진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싶다. 이렇개 난 정신 줄을 놓고 점점 코로나 블루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네덜란드로 이주한지 4개월만에 코로나가 터지고, 여기서 정착은 고사하고 적응도 제대로 못한 체 코로나로 일년을 고립된 듯이 살았다..

우울한 얘기는 그만하고, 그래서 요 몇일 집에서 베이킹을 해보고 있다. 우울할 땐 역시 단거!


어머님이 주신 브래드 믹스

먼저 빵. 더치 파트너와 사는 난 주로 점심에 빵과 치즈를 먹는다. 또는 빵에 계란이나 야채, 과일.

원래는 남자친구가 브래드 머신을 이용해서 종종 빵을 굽는데, 몇달 전에 머신이 고장났다. 집에 남아있던 브래드 믹스들의 유통기한이 끝나가서 결국 내가 맨손으로 빵을 만들기 시작!

브래드 믹스는 이스트나 견과류 등의 재료가 다 들어가있어서 물만 추가해서 만들면 되서 편리하다! 그래도 손박죽+1차, 2차 발효까지 시키려면 거의 3시간 정도 걸리는 작업 ㅎㅎ

이번 주말엔 예전에 어머님이 주셨던 브래드 믹스로 빵을 만들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우리가 평소 사먹던 것보다 훨씬! 약간 달달하면서 포근하고, 호박씨가 잔뜩 들어서 고소하면서 씹는 맛이 좋은 빵!

빵 포장지에 나와있는 싸이트에 들어가보니 우리가 평소 사먹는 것보다 좀더 비싼 제품이다^^ㅋㅋ 게다가 가을에만 나오는 계절 한정 상품!

브래드 머신을 고친다면 한번쯤 또 사먹고 싶은 맛이다 . 손박죽하기 힘드니까 또 내 손으로 만들지는 않을래 :)
집에서 갓 구운 맛난 빵 드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




두번째는 체리 아몬드 케익 :) 밀가루는 줄이고 아몬드를 갈아 넣은 케익! 원래는 체리 프랑지판 타르트? 체리랑 아몬드 크림을 넣은 타르트를 만들고 싶었지만 타르트 쉘까지 만들기가 귀찮아서 변종을 만들었다^^!


사실 이 체리 케익의 발단은 이 체리 병조림.. 원래는 체리가 들어간 브라우니를 만들려고 체리 병조림을 사는데, 작은 사이즈랑 큰 사이즈의 가격이 거의 비슷해서 그냥 큰거로 구입^^
참고로 그닥 질이 좋은 체리는 아니었다. 체리 타르트나 파이에는 생체리(또는 냉동 체리)를 주로 사용한다는 것을 저걸 살 땐 몰랐다.

브라우니에 들어가는 체리 양은 100그람인데, 체리 700그람을 사버렸으니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은 체리 파이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ㅋㅋ


그래서 만든 체리 케익의 맛은요? 으음.. 약간 건강한 맛^^ 생크림을 올려주니 느끼하고 아주 좋다!


https://youtu.be/DBlZ5z0mfh0


요 레시피를 약간 변형해서 만들었다. 글루텐 프리 레시피라는데, 레시피가 정말 간단하고 보자마자 딱 내스타일💕

원래 레시피에는 코코넛 오일이 들어가는데, 난 코코넛 오일이 없기도 하고 버터를 좋아하므로 버터를 사용했다.
아몬드 가루도 없어서 아몬드를 믹서로 갈아서 사용했더니, 아몬드가 곱게 안 갈려서 그런지 반죽이 너무 묽어져서 중력분을 3스푼 추가했다.

설탕 대신 꿀이 들어가는데, 다음엔 꿀 대신 설탕을 넣어 만들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꿀 냄새를 별로 안 좋아해서 :(
그래도 케익이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꿀 냄새 때문에 달달한 느낌이 나는 건 좋았다! :)

그리고 케익을 바로 구워 따뜻할 때보다, 식고 나서 먹으니 더 맛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고루 퍼지는 느낌?? 따뜻할 땐 단맛이 덜 느껴졌다. 다음날까지 맛나게 먹음 :D



마지막으로 오늘 만든 브라우니!
제이미 올리버의 레시피를 보고 체리가 들어간 브라우니를 만들었다. 꾸우덕한 브라우니가 먹고 싶었는데... 굽기 조절 실패로 푸석한 브라우니가 되었다 ㅠㅠ 윗면이 바삭하게 구워지질 않아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브라우니의 지방 성분이 다 빠져나왔다..
그래도 다행히 쌉싸름한 카카오 맛으로 먹을만 함.. ;-;


제이미 올리버 책에 나온 레시피! 안탁깝게도 네덜란드어다.. 나도 재료만 대충 읽고, 만드는 건 유튜브 보고 만들었다 ㅋㅋㅋ

체리랑 메이플시럽, 마카다미아가 들어가는 레시피인데.. 음 그냥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더 간단한 레시피를 찾아보는게 나을 것 같다^^ 담엔 이거 만들지 말아야지 ㅋㅋ

다음엔 꼭 꾸우덕하고 찐득한 브라우니를 만들어야지..
이 긴 글을 끝까지 읽는 분이 계실진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