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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같은 일상/일상

네덜란드 파트너 비자 후기 & Registered partnership 신청



엄청 늦었지만 겸사겸사 네덜란드 파트너 비자 후기를 올려본다. 나는 19년 7월 초쯤 더치 남자친구가 파트너 비자를 신청해줬고, 비자를 받아 같은 해 11월에 네덜란드에 입국했다.

다른 분들 후기에서 2달에서 두달 반 정도? 만에 비자가 나왔다는 후기를 봤어서 금방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내 비자는 3달을 꽉 채워서 나왔다. 네덜란드 입국 전까지 안 나올까 봐 조마조마 함..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비자 업무가 더 느릴지 모르겠지만, 비자를 신청하면 3개월 안에는 무조건 답변을 주도록 되어있다. 만약 비자 신청이 거절되었다면, 사유라던지 보충이 필요한 서류라던지 이런 내용과 함께.

비자 신청 당시 나는 한국에 있었기 때문에 파트너 비자 신청은 남자친구가 진행해줬는데,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우리가 그동안 연애를 해왔다는 증거 모으기 (사진, 비행기표, 서로에게 보낸 우편 등), 그리고 나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증명서 등 서류 스캔해서 보내기가 있었다.

 

adventureplayground.tistory.com/121?category=815907

네덜란드 파트너 비자 준비. 서류 번역, 공증, 아포스티유 받기

1.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증명, 혼인증명서, 기본증명서 (상세)로 무인발급기에서 발급. 2. 외교센터 2층에서 번역 30분 소요. 한 장당 3만원 (홈페이지 가격이랑 다름, 2박 3일 걸리는건 25000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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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주민센터에서 서류를 떼다가 번역, 공증, 아포스티유를 받았었는데, 요즘은 아예 영문으로 증명서를 뗄 수 있다고 하니 전보다 훨씬 편리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네덜란드 입국해서 처음 시청에 거주등록하러 갔을 때, 헤이그 시청에서 내 번역, 공증을 거친 서류를 보고 왜 원본 서류가 영문이 아니냐며, 우린 이런 서류는 취급하지 않는다며, 내 출생지를 unknown으로 등록해주기도 했다^^.. (감히 장당 5만원이 넘게 들인 내 서류를 취급하지 않는다니..ㅂㄷㅂㄷ 그래도 거주등록은 문제없이 돼서 다행ㅎㅎ)

그때 당시엔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발급한 서류니까 당연히 한글로 써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영문으로도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니 정말 편리한 세상이다 하핫.

 

아무튼 네덜란드에 입국 후에 블로그엔 샤먼항공 후기만 올리고, 그 이후에 입국 후기를 안 올렸는데 (아, 그때 인터넷 신청 전이라 블로그를 못했음 ㅋㅋ)

adventureplayground.tistory.com/135?category=703329

샤먼항공 후기(인천-암스테르담) +이민자 수화물 추가

오랜간만에 포스팅이네요! 지난 11월 15일에 탑승한 샤먼항공 후기를 시작합니다. 저는 인천-암스테르담 구간을 편도로 이용했고, 샤먼항공 홈페이지에서 37만원 정도의 저렴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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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후에 한국에서 가져온 나의 서류들을 가지고 또 이민국과 시청을 방문해야 하니 원본을 잘 챙겨 오길 바란다!! 아.. 그러고 보니 헤이그 시청에서는 내 서류를 취급 안 한다고 했고, 이민국에서는 필요했었는지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아무튼 원본을 꼭 챙겨 와야 한다고 알고 있음! 그리고 최근에 registered partnership 신청할 때도 다시 사용했다.

 

그럼 이제 최근에 신청한 registered partnership (등록 파트너) 이야기. 이번에 이거 신청하면서 비자 신청 때와 또 같은 서류가 필요하다 보니 겸사겸사 블로그에도 올리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후기를 쓰게 되었다.

작년에 네덜란드에 입국해 이제 남자친구와 일 년을 살았고, 남자친구의 제안으로 우린 등록 파트너를 신청하기로 했다. 사실 나는 처음 여기 올 때 파트너 비자가 이미 사실혼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증말 동거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고 ㅋㅋㅋ 게다가 헤어지면 비자도 끝남. ㅋㅋㅋ

등록 파트너, 또는 혼인 관계가 되어야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되고, 서로의 재산에 대한 법적 권리 등을 가질 수 있다. 등록 파트너와 혼인 관계는 거의 비슷한 거라고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에서는 이 둘의 차이점을 엄청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www.government.nl/topics/marriage-cohabitation-agreement-registered-partnership/question-and-answer/marriage-or-entering-into-a-registered-partnership 

What do I need to take into account if I decide to marry or enter into a registered partnership?

There are a number of things you will need to take into account if you decide to marry or enter into a registered partnership.

www.government.nl

혼인의 경우에는 혼인 서약이 필요하고(시청에 가서 돈 내고 간단한 결혼식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음), 등록 파트너는 18세 미만의 자녀가 없을 경우 법원의 개입 없이 관계를 끝낼 수 있다.

결국 혼인보다 등록 파트너가 되는 게 여러모로 간편한 절차라는 느낌.. 특히 나처럼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은 경우라면 :)

아무튼 주변 지인들에게 들은 바로는 등록 파트너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기 전에 동성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혼인 관계와 유사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남자친구가 애써서 등록 파트너를 신청해줬는데, 역시 한국에서 가져온 서류들이 필요했다. 출생증명서와 혼인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내 기본증명서와 혼인증명서를 들려보냈고, 이걸 주면서도 헤이그 시청에서는 안 받아줬는데 이게 또 필요할까.. 싶었다. (지금 사는 곳은 헤이그 옆에 다른 도시)

그리고 얼마 후 시청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남자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아 나에게 전화했다며, 서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출생증명서에는 부모님의 정보가 함께 나와있는데, 내 기본증명서에는 부모님의 정보가 없으니 대사관에 가서 가족증명서를 떼어오라고 했다. 우리의 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빨리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데 걱정된다며...

응?? 나 가족증명서 집에 있는데^^ 부모님 정보가 필요해서 가족증명서가 필요한 거 구나 ㅋㅋ 내가 그걸 몰랐네, 호호호. 당장 오늘 서류 가지고 시청으로 갈게!

다행히 엄청 친절한 직원분이었어서 그날 오후 바로 서류 가져가서 내 서류 작업을 끝내고, 제출한 서류를 돌려받아올 수 있었다. 내가 제출한 서류 들는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증명서였는데.. 친절한 직원분은 내게 서류를 돌려주면서 "기본증명서와 가족증명서는 바로 돌려줄 수 있고, 혼인증명서는(내가 미혼이란 것을 증명하는 서류) 이제 네가 곧 결혼을 할 것이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어. 우리가 가지고 있다가, 네가 결혼을 하면 바로 파기할 거야."

라고 했다... 어, 어.. 맞는 말이네. 이제 미혼을 증명하는 서류는 필요가 없으니.. 근데 그 서류 오만원도 넘는 건데..ㅠㅠ 내 오만원...ㅋㅋㅋㅋㅋ

이렇게 내 오만 칠천오백 원짜리(번역+공증+아포스티유 비용) 혼인 증명서는 그 쓰임을 다했다. 아아.. 한국에서부터 애지중지 모셔온 서류가 이렇게 파기되다니.. 아아.. 내가 결혼을 한다니.. 그것도 넘의 땅에서.. @_@

난 어릴 때 항상 동거 먼저 해보고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생각이 진짜 현실이 되었다. 게다가 처음 여기 올 땐 파트너 비자와 등록 파트너가 뭐가 다른지(같은 건 줄 알았음), 등록 파트너랑 혼인은 또 뭐가 다른지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ㅋㅋㅋㅋ 그리고 남자친구가 등록 파트너 신청하자고 할 때, 우리 둘 다 '결혼'보다는 좀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허허.

이렇게 우리 둘다 유부남, 유부녀가 된다. 코로나 때문에 당장 파티는 못하고 그냥 조용히...ㅎㅎ

예전에 20대 때 엄청 오래 사귀었던 남친이랑 결혼할 뻔하다가 헤어졌었는데, 그때 일찍 결혼한 친구가 결혼할 사람을 만나면 그냥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결혼하게 될 거라더니... 진짜 그게 되네????^^

하하.. 그렇게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