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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같은 일상/일상

[네덜란드 일상] 알바 구하기_우체부 전화면접 후기

 

갑작스럽지만 파트타임 우체부가 되기 위해 전화면접을 봤다. 면접 내용을 기록해두기 위한 포스팅이지만 혹시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도 되었으면 좋겠다.

https://www.postnl.nl/over-postnl/werkenbij/vacatures-in-de-postbezorging-sortering/

우선 네덜란드 우체부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웹사이트에 들어간다. 위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신의 거주지 주소를 입력해서 근처에 일자리가 있는지 검색해 볼 수 있다. 

 

 

우체부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영문 버전

 

 

마침 멀지 않은 곳에 공고가 났길래 빠르게 지원을 했다. 대충 보니 일주일에 최대 12시간까지 시간당 급여는 10.20유로였다. 참고로 네덜란드 임금은 나이에 따라 다른데 우체부 알바는 10.20이 최고 금액이었고, 최대 근무시간은 공고에 따라 달랐다. 

그리고 11시~1시 사이에 출근을 해서 우편물을 픽업하고 3시간 정도 자전거로 우편배달은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CV나 자기소개서가 없이 지원할 수 있다고 해서 간단하게 신상정보 (성별, 나이,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지원버튼을 누르니...

recruitment team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거기로 전화하면 금방 인터뷰를 볼 수 있는지 답변해준다고 한다.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체국 측어서 3일 안으로 연락을 준다고도 써있음)

참고로 이 모든 것은 네덜란드 어로 써있다. 그렇다면 전화를 걸면 네덜란드어로 통화를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이 아르바이트 자체가 네덜란드어를 요구하는 알바임 :D

 

그래 어짜피 떨어질테지만 전화라도 한번 해보자. 참고로 내 네덜란드어 실력은 아주 초급... 근데 솔직히 우편 배달이 뭐 얼마나 네덜란드어를 해야되겠어?!하고 생각함. 하하하

먼저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함. 이 녀석이 우체부 알바 해봤다고 나한테 추천해줌^^.  그렇지만 별로 도움은 안... 돼...ㅠㅠ

 

Ik heb gesolliciteerd voor postbezorger.
- 나는 우체부 알바에 지원했다.

Ik will graag een sollicitatiegesprek hebben. - 나는 면접을 보고 싶다. 

Ik ben zorgvuldig en ik vind fitsen erg leuk.
- 난 성실하고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한다.

Ik studeer Nederlands elke dagen dus ik kan beter spreken als ik heb een ban en collega’s.
- 난 네덜란드어를 매일(뻥)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고 동료들이 생기면 네덜란드어를 더 잘 할 수 있다.

Ik kan snel leren.
- 난 빨리 배울 수 있다.

wilt u alstublieft langzamer spreken?
- 천천히 말해주세요.

ik kan Nederlands spreken, maar luisteren is moeilijk
- 나는 네덜란드어를 말할 수 있지만 듣기는 어려워요.

 

남자친구의 도움 +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몇가지 필요한 말을 적어보았다. 이 외에도 내 학력이나 경력에 관한 것도 짧게 적어 둠.

 

 

그렇지만 진짜 문제는 전화를 걸자마자 시작되었다... 네덜란드어를 듣고 내 상황에 맞는 숫자 누르기.. 심지어 선택지가 4번까지 있음.

하.. 우선 1번이 내 상황인 것 같았는데, 대충 내가 이해한 바로는 (정확하진 않음) 웹사이트에서 지원을 한 후에 전화했다.

2번은 웹사이트에서 지원은 안 했지만, 어쩌구 저쩌구해서 전화를 했다.

1번!! 1번이다!! 하고 생각했는데, 3번과 4번이 연달아 나오고 뭔 말인지 하나도 이해를 못하면서 정신을 잃음. 다행히 아무것도 안 누르고 기다렸더니 다시 말해줘서 1번을 눌렀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다음 선택지가 4개 있었고 하나도 못 알아 들어서 음성이 다시 반복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시 말 안해주고 그냥 상담원 연결로 넘어갔다. 하하하하 그리고 한 15분~20분쯤 기다렸던가? 한참을 기다린 후에 상담원과 연결되었다.

 

나: Goedemiddag! 난 우체부 알바에 지원했어. 면접보고 싶어! (그렇지만 면접 준비는 되지 않았음^^)

상담원: 응, 우편번호 알려줘. (더 길게 말했지만 난 알아듣지 못함)

나: 내 우편번호? xxxxXX(네덜란드 우편번호는 숫자 4자리에 알파벳 두자리로 이루어짐. 그런데 네덜란드어로 알파벳을 다 읽을 줄 모름.. 젠장!!) 

상담원: xxxxXX??

나: 미안 ㅠㅠ 네덜란드어로 알바벳을 말할 줄 몰라. 영어로 XX야.

상담원: ㅇㅇ. 이름이랑 성 알려줘.

.... 이름 스펠링 말하는데도 걸림. 네덜란드어로 했다가 결국 영어로 함. 그 후엔 주소와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영어랑 네덜란드어를 섞어가며 얘기함.

상담원: 그런데 이 포지션은 네덜란드어를 잘 해야해. 이렇게는 리쿠르터를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애. 혹시 지원동기를 말해볼 수 있니? (그래도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신 듯 ㅠㅠ 영어도 섞어가며 말해주고, 좋은 분이였음)

나: 이웃 동네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 (이웃들이라고 말하고 싶었음.. 아름답다고 말한 것도 내 단어 수준이 그정도 밖에..) 난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고, 성실하니 우편 배달 일을 잘 할 수 있어. 

상담원: 네가 뭘 말하는지 알겠어. 그렇지만 리쿠르터를 만나려면 네덜란드어를 더 유창하게 해야해. 네 기분을 망치고 싶진 않지만 인터뷰는 안 되겠어. 혹시 궁금한게 있니?

 

그리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전화 끊음. 끊고 보니 혹시 면접을 보게 된다면 언제 보는 건지 (혹시 바로 보는건지?) 물어라도 볼 걸 그랬음.

어째뜬 중요한건 전화할 때 인터뷰 준비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네덜란드어로 알파벳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 ㅋㅋㅋㅋㅋ

우편번호 말하는 법은 몇번 연습했었는데 말한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꼭 이렇게 쓸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아차 함... --

 

하.. 증말 네덜란드어도 해야하고 영어도 해야하고.. 말 한마디 할려도 속시원히 나오질 않으니 너무 답답함. 그렇다고 한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우체부 알바 전화면접 본 흑역사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