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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같은 일상/요리

[비건 요리] 병아리콩 요거트, 후무스, 스낵

요즘 비건 요리에 관심이 많다. 더치 남자친구와 살다보니 네덜란드 식생활 특성상 유제품 소비가 한국에서보다 많이 늘어났는데, 채식 대체품들을 찾다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요즘 비건 요리에 도전하는데 한창 재미가 들렸다.


그 중 오늘은 병아리콩 시리즈 모음!

1. 병아리콩 요거트 (칙피 요거트)
난이도: 상

한국에서라면 진~한 두유 한병을 사다가 유산균을 접종시켜 요거트를 만들면 되겠지만, 네덜란드 두유는 엄청나게 묽다ㅠㅠ 물에 콩향 넣어준 맛..

마침 집에 엄청 오래된 마른 병아리콩 한봉지가 있길래 직접 두유 만들기부터 요거트까지 만들어보기로 한다. 두둥


병아리콩을 하룻밤 물에 불려두었다가 병아리콩 한컵당 물3~4컵을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 면보에 넣고 짜준다. 이것을 냄비에 넣고 약불에서 바닥이 눌지 않도록 잘 저어주면서 원하는 농도로 졸여주면 준비 완료.

병아리콩 전분이 계속 바닥에 가라앉으므로 계속 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보에 남은 병아리콩 비지(?)는 콩전을 만들어 먹었다 :)


걸죽해진 병아리콩 두유를 소독해둔 병에 담고, 따뜻하지만 뜨겁진 않은 온도록 적당히 식으면 유산균을 접종해준다. 유산균 가루가 있으면 가루를 써도 되고, 난 기존에 먹고 있던 식물성 요거트를 한병당 한수저씩 넣어줬다.

날씨가 추워서 하루 반나절을 발효시켰다. 처음엔 시큼 털털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콩냄새도 줄고, 부드러우면서 아주 약간 새콤한 맛난 요거트가 되었다.

우유 요거트보다 좀더 가볍고 깔끔한 맛! 식물성 요거트를 한번 먹기 시작하니 우유 요거트에서 뭔가 씁쓸한 맛이 느껴져서 앞으론 계속 식물성 요거트를 도전해볼 생각이다 :)



2. 후무스 (병아리콩 소스)
난이도: 중하

네덜란드에 와서 먹어본 것 중에 입맛에 잘 맞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후무스!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고,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당근 같은 야채에 곁들여 먹어도 진짜 맛있다!

네덜란드에선 슈퍼에서 후무스를 흔하게 파는데, 홈메이드로 만들어보니 왠걸... 열배는 더 맛있다😂


난 말린 병아리콩을 사서 하룻밤 불리고, 거의 1시간 정도 삶아서 사용했는데, 병아리콩 통조림을 사용하면 훨씬 쉬워질 것 같다. 통조림 콩도 30분정도 삶아서 사용하면 더 부드러운 후무스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콩 껍질도 분리해주면 더 부드러워지는데, 난 껍질을 다 발라내진 않고, 콩을 삶을 때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것들만 건저주었다.
남은 껍질은 바삭하게 구워서 스낵을 만들어먹는 걸 추천👍

완성샷밖에 딱히 사진이 없다.. 약간 으깬 감자 느낌이 나는데, 우리집 믹서기 성능이 딱히 좋지 않기 때문에 병아리콩물을 넉넉히 넣고 갈았다.

불려서 삶은 병아리콩 2컵에 병아리콩 삶은 물 8스푼정도(그보다 더 들어갔을 수도 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4스푼, 마늘 5알, 깨 한스푼, 레몬즙 약간(레몬 1/4개), 소금후추

후추는 아마도 색깔때문에? 보통 안 넣는 것 같은데 난 후추를 좋아해서 넣었다. 레몬도 내가 짜고 신맛을 좋아해서 넉넉히.

깨는 원래 깨를 곱게 갈아놓은 소스인 타히니를 넣어야 하는데, 시험삼아 만들어 본 거라 그냥 집에 있는 깨를 넣었다. 깨가 믹서기에 잘 갈렸는진 모르겠다^^;

올리브유는 많이 안넣었는데, 올리브유가 들어가니까 강한 올리브 냄새에 콩냄새가 확 사라졌다! 유레카😍!! 슈퍼에서 사는 후무스는 항상 콩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올리브유 냄새가 너무 좋지만 더 들어가면 올리브유가 주인공이 될 것만 같아 자제했다 ㅋㅋ

결과적으로, 이게 무슨 맛이냐면 생마늘의 알싸한 매운맛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향긋함이 병아리콩과 함께 부드럽게 어우러져... 마치 감바스의 그 기름은 부드러운 소스로 먹는 맛이랄까?!ㅋㅋㅋㅋㅋ 아마도 오리지날 후무스의 맛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지만, 생마늘의 킥 덕분에 완벽한 한국인의 후무스 맛이 되었다!😆



3. 병아리콩 스낵 (칙팝)
난이도: 하

병어리콩을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후라이팬에 구워 스낵을 만든다! 시즈닝은 소금후추던, 라면스프던, 카레가루던 원하는 조합을 사용!

난 카레가루랑 야채가루가 섞인 마법의 조미료(지인분께 받은거라 정확히 뭔지 모름)와 소금후추, 포루투갈에서 사온 고운 고추가루를 사용했다.

시즈닝고 기름 약간 쪼륵 넣고 비벼준 후 오븐에 구웠다.


180도에서 20분 구웠다. 너무 오래구우면 딱딱해진다고 하니 중간에 체크해주기!

난 기름을 많이 안 넣어서 그런지 빠삭해지진 않았다. 병아리콩 겉이 구워지면서 약간 딴딴해지고, 속안은 삶은 콩의 부드러움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마치 옥수수 먹을때 옥수수알이 톡! 터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병아리콩보다 후무스를 만들고 남은 병아리콩 껍질만 구운게 훨씬 맛있었다!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져서 감자칩스러운 맛!💕

병아리콩 스낵은 남자친구 에게도 큰 호응이 없어서 우린 앞으로 병아리콩은 다 후무스를 만들고, 남은 껍질만 스낵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D



병아리콩 완전 정복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글도 너무 길어지고, 눈꺼플도 점점 무거워지니 오늘은 여기까지!!